수필

남해 망운산 철쭉

책향1 2009. 6. 13. 13:14

남해 망운산 철쭉


비 오는 날 망운산은 항상 구름을 품고 있다. 땅에 꽂히는 빗줄기로 망운산 철쭉은 감추어진 정념을 토한다. 망운산은 항상 푸르름으로 화방사를 망운사를 품고 산다. 꽃내 풍기는 산자락에서 그 처연함과 더불어 산다.

푸르럼의 정점에서 불이 피는 듯하다. 겨울이 다갔음을 붉은 신호로 표현하며 정념의 노을진 철쭉은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봄비 걷히고 음울한 구름이 조각나면 흙 비린내를 맡은 엽록소는 진한 색을 더하며 인간에게 고백하려 든다.  망운산은 그 마음의 주인을 건너뛰며 자신의 영향력 하에 인간을 두려하는 정념으로 철쭉을 장식했다. 초봄 망운산 철쭉은 뭇 나그네들에게 혼교로 아우성이다.

산과 바다, 구름과 섬이 무대를 펴고 저 태양 아래서 일제히 함성을 지르는 불꽃이 산정을 태운다.

바다로 인해서 더 부푼 망운산은 바람에 실려 오는 애향으로 인간 가슴을 채운다. 미처 먼저 온 비릿함을 없애준다. 산이 주는 풋풋함이 붉디붉은 정열에 포개지니 어느 듯 절간의 향 사르고 있다.

바람난 여인네 모습으로 철쭉을 간지럼 태우는 나그네 바다 바람에 피빛 웃음으로 정열을 표한다.   

높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범접을

 

<위사진 조혜연 제공>

허용 않을 기세로 끼리끼리 열해를 이루며 근친혼 중이다. 때론 철없는 관객에게 의미 없는 웃음 지으며 건강하게 큰 철탑을 포위하며 기어간다.

순간으로 자신의 몸 동아리를 밟아도 아파하지 않고 인내력으로 한창 구애 중이다.

흰 구름 위를 바라보는 조망으로 젖 봉우리를 색동옷으로 갈아입고 한층 매력을 발산한다.  흰 두루마기를 입은 이도 나무꾼에게도 선녀 같은 부드러움으로 다가온다. 그 정열이 뜨거워 오는 이 가슴도 태워버린다. 옆에서 물푸레 나무 웃고 서 있고 갈대가 질투한다. 

 

2009.06.13 13:14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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