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과 사감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사감이 극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국정의 동반자라는 말을 한지가 몇달되지
않은 현싯점에서 "친박, 친이가 없다" "당에서 알아서 할 것"등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속뜻이 있다. 실권자 앞에서 알아서 기는 한국정치 풍토에서 알아서 하라면 비위맞추기나 하는 것을 몰라서 하거나 알아도 자신이 싫어서 하지마라는 뜻이 내포된 말이다. 곤란하면 당에서 알아서 하고 당에 잇는 사람들은 의중을 눈치채고 물론 잘도 알아서 할 것이다.
거침없는 대통령의 발언이 박근혜 전 대표 앞에서는 어쩐 일인지 '외교적인 수사' 만 나열하고 있다. 그가 그침없이 내뱉는 말처럼 확실하게 그어서 말을 하고 정 거북하면 거북하다고 단독 회담에서 표현했으야 한다. 앞으로 공안정국이 도래하여 친박의원들이 줄줄이 조사받고 쇠고랑 차는 모습을 즐길 인사는 이 대통령과 측근들 뿐이다. 역효과로는 결국 경제 대통령이 아니라 소탐대실의 "정치"대통령의 모습이다.
권력을 쟁취한 자가 누리는 특권치고는 사감이이어지는 듯해서 유감이란 말이다. "여야 영수회담같다"는 10일 회담이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공식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 같다.
일각의 비판처럼 화초에서 (노아의) 방주 역할로 자신의 책임을 덤터기 씌우기나 일부 간신들의 권유로 억지로 밥먹기 사진 찍기만 노린 냄세가 강하기 때문에 서로의 시각차를 확인하기 만 했다면 기폭제임에 틀림이 없다. 이 경우 자신의 포용력이 논란의 대상이 되므로 박 전대표의 역할이 필요하고 여론의 질타 대상을 박전대표로 만들 계략이 숨어 있다. 당연히 이대통령이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란 발언은 이미 알려져 있는 내용을 재탕한 것은 정면 돌파가 아닌 적당한 수사로 자신의 곤란한 처지를 모면하기 위한 방편이다. 대통령은 말 그대로 대범해야 한다. 일련의 대통령 발언을 요약해 보면 당에 골치 아픈 문제를 넘기고 자신은 경제문제에 올인하려는 듯 보이나 친박인사들 수사에 격려차원의 전화가 만약 있었다면 음모정치이고 필자의 주장처럼 공안 정국의 서막이다. 앞에서는 국정동반자이고 뒤에서는 격려전화나 하는 이중성으로 누가 신뢰를 깼느냐는 사안만큼이나 중요하다.
대통령도 인간이고 사감도 있을 수 있다. 어차피 한국 정치에서 좋은 의미의 연극을 잘해야 한다. 너무 직선적이거나 오만하면 결코 용서치 않았던 것이 한국 정치에서의 국민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국민들이 좁은 국토안에서 살고 있다. 오만한 정권으로 보일 수 밖에없는 이명박 정권이 경선과정에서 2% 가량 차이로 이긴 것도 압도적인 차이로 자만하거나 대선에서 앞도적인 표차가 친북청산을 위한 우파 지지를 모르고 자신에 대한 인기투표로 여기는 한 이재오식 결판이 날 수 있다는 점을 모르고 있다.
다시 말해 있을 수 있는 사감이 승리감에 취해서 오만으로 표현되면 촛불집회가 집권기간 중 수십차례 더 올 수도 있다. 촛불집회의 근본원인이 "탄핵"이고 탄핵을 외친 고교생들이 범법자이면 그 반대 성향의 사람들도 오도방정한 혐의자이다.
국정에서 회사 경영하듯 교묘한 사감의 표현이 중요한지 국정이 중요한지 모르는 사치가 국민들 가슴에 응어리지게 하고 있다. 마치 노무현의 "보톡스"처럼 위정자들이 앞장서서 외국물산 장려운동이라도 하는 것은 자신들의 논리에 타당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지만 결국 무역적자를 재촉하는 길이다. 계속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외치는 것도 사심풀이를 위한 국익 무시에 지나지 않는 자기 모순에 있다.
이런 판국에 7대강국 도약은 무슨 말이며 7%성장은 냄비근성 국민성향에 의해 잊혀지길 기다리는 꼴이다.
일반 회사에서 대표이사는 모든 신성불가침의 인사권을 쥔 절대군주이다. 따라서 자신과 의향이 다른 반대자를 사감으로 내쳐도 아무도 말못하므로 맹종을 요구하는 칼자루로 유용하게 쓸 수가 있다. 변수가 많은 정치판에서 그 칼자루는 부메랑이 되기 일쑤다.(경우는 다르지만) 삼성의 김용철이 그랬고 YS의 JP가 그랬다.
사감이 우선이냐 국정이 우선이냐 이 우문에서 현답은 그래도 칼을 쥔 쪽에 있다. 조자룡 헌칼 무 베기처럼 난도질로 국정이 표류하면 마치 광우병쇠고기에 칼질하기다. 광우병 기세를 잠재우기 위한 사감풀이보다 국정의 실타래를 푸는 것이 우선이지만 간신들 속의 불도져는 연약한 "화초"를 짓밟고도 남음이 있다. 오죽 답답하면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박희태 등 측근들의 발언이 나오고 지지도가 지표면을 향해 달릴 때만 박근혜가 필요한지는 자신들의 시국 판단이다.
이런 판단이 밀가루로 떡시루 김막기에 그칠 공산이 커지고 여소야대가 된 후 후회하면 늦다. 예방도 않고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이 속좁은 정치인들을 누가 나무라야 하나.
광해군은 사감이 강했지만 외교력은 좋았다. 탕평책을 실시한 정조는 내치라도 강했다. 무엇을 원하는 지 밀실 속의 머리를 사감에만 이용하는 모습은 두마리 토끼 모두 도망간 후에 활만 나무라지는 말아야 한다.
2008.05.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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