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공안정국의 서곡이 울리나

책향1 2008. 5. 9. 06:53

 

공안정국의 서곡이 울리나

 

공안 정국이 재도래하고 있다. 정부는 8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 대해 정부 차원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악의적 편파적 보도로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조성하고 정부의 명예를 실추시킨 ‘PD수첩’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고소 고발 절차에 들어가기로 내부 방침을 세우고 법적 검토를 끝냈다”고 밝혔다. 무리하게 서두른 강기갑 의원 수사를 비롯한 서울 은평을 이재오의원을 누른 창조한국당 문국현 당선인과 친박계였던 김일윤 당선인도 경북의 정종복 사무부총장을 이겼으나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어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공천 3인방을 누르고 당선된 당선인들이 선거법위반 혐의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 '독수리 3형제'를  재보권을 통해 살리기위한 고도의 암수가 깔린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코리아타임스 김연세 기자의 한달간 청와대 출입을 금지했다한다. 친박연대 홍사덕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양정례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양 당선자의 어머니 김순애 씨를 수사하면서 '서청원 대표가 공천 대가로 차입금을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수 차례 회유했다"고 했다.
앞서 김 기자는  한승수 국무총리의 담화문 발표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이 대통령이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접한 후 웃으며 박수를 친 장면이 TV카메라에 잡히자, 이 대변인이 "대통령 발언을 빼 달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었다. 
김 기자는 "당시 호텔에 있던 기자들이 반발했지만, 이동관 대변인이 '국민들이 (대통령이 웃고 박수치는 장면을)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 기분이 좋겠느냐.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한 총리 등에게 질의한 바 있다.
김 기자의 이 같은 언급으로 인해 청와대가 마치 '국민 알권리 제약' '언론 통제'를 고발한 것으로 비쳐져 파문을 낳았었다. 실제 민주노동당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변인은 대통령의 눈과 귀를 민심으로부터 멀게 하는 간신"이라고 맹비난했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정부가 외국산 수입소에 대해 무한한 방어막을 치고 앞장서서 무역적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을 조장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일부에서 인터냇 등에서 고발을 찬성하는 경우나 괴담으로 합창하고 있는 메이저 신문은 정부에게 처벌 논리제공에 혈안이지만  이 모두를 처벌해야 하는 딜레마는 정권측에 있다. 양자 모두 자신들의 자유로운 입장 표현이지만 반대하는 사람만 잡아넣겠다는 발상은 공안정국을 연상시키고 드디어 그 서막이 도래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양정례 당선자나 강기갑 의원 등의 수사를 보면 정권이 친박계나 이 대통렬 자신의 측근을 낙선 시킨 당선자를 수사하는 것은 우연이라 하겠지만 분명 친박계의 이미지 타격을 노리거나 자신들의 기분풀이용이라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다시 말해 자신들은 도덕적으로 아무 결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에게 도전하는 "비도덕적인" 사람들에 대한 손보기이다. 정권 출발 전부터 땅문제로 도덕적 의구심이 많은 정권이 자신들의 도덕성세우기와 동시에 박근혜 도덕성 훼손을 노린 것이다. 이는 과거 정권에서 많이 보았던 공안 정국의 모습이다. 검,경찰의 자발적인 정권 돕기와 언론들의 진실을 외면한 채 엉뚱한 보도 실태는 항상 국민들 가슴에 뭔가 콱 막힌 느낌을 줘 왔다. 이번 청계천 촛불 집회에 대해 '괴담'이니 정치세력 연계를 주창할 것이 아니라 그 근본 원인을 속시원하게 언론이나 정권이 밝혀야 하지만 엉뚱하게 유언비어 유포라며 유포자 찾는 수사나 벌이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는 이 나라의 경찰 모습이다. 이런 수사로 국민들 가슴에 응어리나 지게 하는 경우를 (말할 매체가 없지만)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 그것이 6.10 선언 이전의 정국상황과 비슷하다. 국민들의 의향 표출이 단체적으로 나타나기 전에 정부와 사정 당국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신분증 제시 요구에 불응하면 벌금을 매긴다는 정부의 발상은 민주화 이전의 남미 수준이다. 자신들의 도덕성에 대해 되돌아보지 않은 우둔함은 공안 정국으로 몰고가고 있다. 대범하지 않은 대통령의 설익듯한 발언은 과거 정권에서는 "놈현스럽다"는 말을 창조했다.

8일 밤 청와대 관계자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10일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의제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이 대통령이 최근 쇠고기 수입 재개 파문 등 정국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박 전 대표와 만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와 국정의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국수습차원"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자신들이 어려우면 손내밀고 자신들이 잘나가면 내치는 속보이는 정권의 속좁은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그 동안 당내 문제를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낮춰보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알아서 기는 자신의 추종자들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그 말은 자기 의도대로 하겠다는 또 다른 표현이었고 자신의 추종자에 대한 맹성을 강요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북한의 "정권 타도"도 건방지지만

국내 현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어설픈 정권의 자만심으로 인한 자살골이 10일의 회동을 불러왔지만 이 모두가 또 다른 공안 정국의 서곡으로 보는 것은 필자만의 지나친 기우일까 . 

 

2008.05.09 06:53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궐 선거와 지역 언론인  (0) 2008.06.01
국익과 사감  (0) 2008.05.11
복당문제의 명분과 실리  (0) 2008.05.07
촛불 시위는 우파의 분열 신호  (0) 2008.05.05
박희태의원, 정신 좀 차리소.  (0) 2008.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