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지역축제를 생각한다.

책향1 2008. 4. 30. 11:04

지역축제를 생각한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매년 3000여억원을 지원하는 1200개의 축제가 열린다는 통계가 있다. 일본은 7400여 개, 프랑스는 1만4000여 개의 축제가 매년 열리지만 축제가 과다하다고 하지 않는다. 그 축제가 자발적인 것으로 즐겁고 지역민에게 유익하다면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 지역에서 축제만 해도 남해지족 갯마을 바지락축제, 남해튤립축제, 남해창선 바지락축제, 보물섬 마늘축제, 남해군 해맞이축제, 상주 정월대보름축제, 이충무공 노량해전승첩제, 창선신흥마을 홰바리축제,두모유채꽃 개매기축제, 가천다랭이축제, 홍현해라우지축제. 미조해산물축제 등이 있다.

 우리 나라 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역민의 무관심'  '전문 기획능력 부재' '일회적이고 과시적 이벤트' '선심성 예산낭비' 등의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축제를 바라보는 이들의 근시안적 시각과  희화화도 부정적인 축제평가에 한몫 거들고 있다.

축제는 본래 소비행위이며 일상에서의 일탈 즉 삶 전복의 희열이고 몽상가적 일탈행위이자 유희적 본성의 문화적 욕구 표현이다. 따라서 효율성과 시장가치를 최우선시하는 삶의 관점에서 보면 일회성에 지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도 있다. 가족과  명예와 부를 위해 미친 듯이 달려가다 잠시 축제 속에 파묻혀 정신적인 위락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축제의 작은 목적은 달성된다. 

지역의 문화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에서 출발하는 지역 축제는 지역민과 내방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족과 보람을 찾아내는 것이어야 한다. 이 같은 근본 원칙이 무시된 채 모객수와 수익성만을 따지고자 한다면  제기되는 많은 문제점은 해결되지 않는 원칙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지역적 자원의 축제적 자원화에 "모객" 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원리에 배반하지만 지역의 가치 제고와 관광발전 차원에서는 "홍보"와 직결되어 있다.   
남해보물섬마늘축제는 지역특산품과 문화와 과학을 축제로 결합해서 도시문명의 잣대로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나라 축제의 근본 문제점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의 돌출을 사전예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실권을 쥐고 있는 관광부서 공무원들의 부단한 고뇌와 노력이 필요하다.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번쩍이는 이이디어로 타지역의 수많은 축제와 경쟁해야 한다. 전문성이 부족한 일부의 자만과 오기는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했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시간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하동야생차축제는 고급스러운 차 문화를 전파하고 토지문학제와 함께 지역 하동을 널리 알린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 도시지역에 비해서 빈약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3개월 전부터의 홍보에 열정적인 점은 본받을 만 하다. 대표적인 지역적 축제라는 자부심을 더욱 빛내기 위해서라도 국제관광상품화로의 외형적 발전 전략의 수행 과정에서 축제의 근본적인 목적이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축제는 응축된  지역 자원이 문화적인 가치로  일정한 시공간에서 승화하는 것이다. 튤립은 잠시 피지만, 그 꽃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구근을 보호해야 한다. 축제의 화려함보다 축제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짧은 시간과 좁은 공간에 모든 것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초등학교 운동회처럼 치밀한 계획과 다양한 볼거리로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려야 한다. 단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위해 많은 고뇌와 부단한 연구로 전문성을 곁들인 주관자를 필요로 한다.

축제 비용을 공적 재원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축제의 현실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 최대한 경제성을 살리는 지원 체계를 정립하는 일이다. 축제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고, 지역별로 차별화된 지원 방향이 정립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혈세를 지원한 축제는 지역 활성화와 지역민의 관심 유도, 공동체 의식 함양 등을 객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  기준을 제대로 정립못한 자만심으로 나태한 독단은 지역을 위해 지양해야 한다. 

지역 축제에서 많은 혈세를 지원하며 타지역 축제의 모방에 급급하거나  설익은 욕심과 자만으로  축제를  채우는 일은 군민들 허리만 휘게한다.  
2008.04.30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