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은유로 대표되는 의회주의자 5선 박희태 의원은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제3자가 보면 정신적인 공황상태라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그는 박근혜 전대표측으로부터 '배신자'라는 말도 감수하며 이명박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그가 적이 없는 정치인이란 사실은 누구도 인정한다.
그 원인은 그만의 특유한 해학과 '화합적' 행동에 있다. 그의 공천 탈락으로 국회내 "친형" 이상득을 제외하고 원로 그룹이 없어져 여권에서 걱정할 정도인 상태가 되어버렸다. 지역민들이 보는 박의원은 더욱 안스럽다. 6월 초순의 남해군수 보궐선거출마 예정자들도 마찬가지로 우왕죄왕하고 있다.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한 조선산단 추진도 순항할지 의문이다.
정당 공천의 궁극적인 목적을 다수 의원의 당선으로 본다면 하동 출신 여상규 후보는 지명도에서 안타까울 정도로 초라할 정도이다. 지역언론들이 지역 대결구도를 점치는 점도 누구나 우려하던 상황이다. 즉 무소속의 남해 출신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과 한나라당 공천자 여 후보의 대결을 말하는 것이다. 여 후보의 경우 박 의원과의 친밀도로 인해 이미 재경하동향우회의 추천도 이미 사양했다.
남해 하동선거구 공천은 중앙의 한나라당 실권자들이 지역적인 현실에 깜깜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지역적인 구도가 소지역에서도 벌어져서야 되겠는가. 다시 말해 한나라당 공천은 의도여부와는 무관하게 누구도 바라지 않는 소지역의 대결과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키는 결과를 자아냈다.
이는 후보나 개인의 선,불호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전체 구도가 이러한 결과를 부추겼다는 의미이다. 특히 남해지역의 경우 배타성이 강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남해 출신의 배제로 인해 정서적인 공황상태를 불러왔음을 부인할 수 없고 궁극적인 정당의 공천 목표라 할 수 있는 당선에도 눈이 어두웠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를 증명하듯 최구식 의원(진주 갑)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남 공천에서 나이, 선수, 계파 어느 기준에도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일반인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는 “영남 공천을 이해하는데 숨겨진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인근 사천 출신의) 이방호 의원의 원한풀기”라고 말하고 “이씨 원한의 결정적 계기는 2006년 전당대회로, 당시 최고위원으로 출마했다가 꼴찌를 하면서 도와주지 않은 의원들에 대해 원한을 쌓게 된 것”이라며 “당시 이 사무총장은 ‘내가 어떻게 공천해줬는데 사람 **도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그 일과 관련해 이름을 들었던 의원들은 이번에 모두 탈락했다”고 주장했다.(조선일보 3월 20일자에서 인용)
그는 “그 분의 한풀이는 무식하고 무도하고 무자비해 간신의 사사로운 원한과 술수로 수많은 사람이 도륙당한 조선시대 사화에 비견해 ‘무자사화’라고 하는 분도 있다. 공심위에는 청와대를 팔고 청와대에는 공심위를 팔았다”며 “본인은 부인하지만 PK(부산.경남) 맹주가 돼 당권을 노린다는 관측도 있으며, 이번 공천에서 친이는 친 이명박이 아니라 친 이방호라는 말도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최 의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미 필자가 지적한(3월14일자 필자의 다음블로그 ) 영남권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박 의원과 그 주변 인사들의 싹자르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박 의원 계보(?)라 할만한 부산 경남 지역 출신 ▲최구식(진주갑)▲최거훈(사하을) ▲이성권(부산진 을) ▲박승환(금정) ▲박형준(수영) ▲장제원(사상)의원 등의 동반 탈락은 그의 정치 생명을 자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의원의 유세덕을 가장 많이 본 의원들이고 맹렬히 의정활동을 한 사람들이다.이들을 손 본 경우일 수 있지만 모두가 박 의원의 직,간접적인 추천과 도움으로 국회입성한 의원들이다. 따라서 숨겨진 다른 의도가 있었다는 말이 성립한다.
물론 23일 오전 2년 전 박 전대표의 지원으로 사실상 선출된 강재섭 당 대표는 단순한 숫자 놀음으로 "공정한 공천"을 줄기차게 강조하며 자기 변명에 급급 했지만 그는 대구 서구 불출마를 그 날 오후 선언했다. 그의 말대로 진정 공정한 공천을 이룩했다면 그가 지금까지 비난해온 홍사덕 전의원을 겁낼 필요가 전혀 없었고 그는 몇 시간 전의 의기양양하던 모습을 뒤로 한 비겁한 "도망자"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그의 기자회견은 어떤 변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무원칙 공천을 시인한 결과임을 스스로 자인해 버렸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의 공천 결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까지 하면서 공정 공천을 강조했고, 실제 결과도 그러하다"며 박근혜 전 대표나 친이 총선 후보 55명의 공천 불공정 주장을 일축했다. "신이 와서 공천을 해도 불만은 있기 마련"이라는 말도 덧붙이며 당 대표로서 "고난의 길"보다 비겁한 도망자의 길을 선택했다. 대표가 꼬리 자르기식 "총대"나 매는 한나라당의 꼼수 정치는 자승자박으로 결국 해당행위이고 기댈 필요가 사라졌다.
박 의원의 경우 급변하는 정계 사정을 뒤로 하고 지역에서 그 동안 자신이 추천했던 하영제 전 남해군수(현 산림청장)으로 부터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 이 와중에는 어줍짢은 지역 신문들의 일방적인 행위에 대해서 박 의원은 지역에서의 첫 "기자회견"이라는 것도 했다.
그가 이런 일련의 상황 하에서 살아남게 한 것은 그의 인간성이므로 결코 자존심은 모든 것을 대변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국회에 재입성하는 길만이 그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이다. 자신만의 자존심은 불식시키고 5선을 만들어 준 남해 하동지역민들의 "무형의 책임론"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그의 선택에는 시간이 없다. 그의 높은 친화력과 화합성을 보면 그의 무게는 누구도 알 수 있다. 다만 그 자신이 무책임하게 자포자기식 백의종군은 자신의 사회적인 책임과 그에 따른 중량감과 지역민을 생각하지 않은 속 좁은 생각일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박 의원의 선택은 이미 구겨진 한나라당보다는 고유의 친화력을 발휘하여 친박계로 옮겨 가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무소속 출마가 그의 자질을 아낀 사람들의 바람이다. 자신만의 편한 생각이 또 다른 지역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안긴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정계원로의 바른 자세이다.그의 무소속 출마가 자신뿐만 아니라 남해 하동 선거구에 보답하는 길이다. 적이 없는 그의 공천탈락이 못내 아쉬우며 현명한 판단을 기다려본다. 한나라판 "탄돌이"는 지역발전에 아무 소용없다. 3이의 횡포에 비장한 어조의 박 전대표의 난국 타개 정신을 본받아야 할 싯점이다.
2008.3.23.19시 작성 추후수정예정.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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