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짐싸고 나갑니다. --이 글은 다음의 사랑과이별- bebelong님의 글에서 퍼왔으므로 복사 이전 등 금합니다.
결혼생활 2년만에 ..이혼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죽어도 이혼만은 안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그러다가 흔들릴 때는 쌍둥이 아기들 얼굴보면서 마음진정하고..
그런데도 제 수양이 부족한건지 타고난 복이 거기까지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가늠하기에도 너무 멀리온것같은 길고도 길었던 2년 입니다..
결혼기념일엔 화해하자고 쪽지를 써놓고 아침에 나간 남편..
회사에 휴가까지 내어놓고 내가 이혼서류 만들어놓고 있는줄은 모르겠죠..
결혼날짜 잡았을 때 29살 33살인 우리는 4억이라는 큰 빚을 지게되었죠.
저는 상고졸업하고 결혼전까지 쭉 은행에 다녔습니다.
오빠는 직장을 다니다가 빚을 내어서 창업을 하고 그와중에 친구일까지
떠맡게되어 결혼식 날짜를 잡고 한참 좋았어야될 날들이 온통 울상이였죠..
지방 시골에서 근근히 농사지으며 사시는 나이 많으신 시부모님..
손내밀 수 있는 형편이 아니였습니다.
성실 하나로 살아오신 너무 짠 우리 아버지..
결혼할 때 아버지가 돈을 보태서 아파트 장만했으니 빚은 절대 해결해주지 않으신다 하셨죠
저는 한편 신랑이 미우면서도 엄마..아부지한테 서운하고
또 한편 나이값 못하고 친정에 아쉬운 소리나 하고 있는 제가 엄마 자격이 있기나 한건지
많이 괴롭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은 월세가 800정도 되는 건물이 있으시고 아파트 한채 있으십니다..
그리고 오빠와의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친정집이 못살기라도 하면 그래..형편이 안되니 어쩌겠나..
그냥 어떻게라도 아둥바둥 우리 둘이 살아야지 하고 이혼까지는 안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싸움..
일마치고 돌아오면 인터넷만 하고 집안일과 애들은 항상 내 차지로 미루는 오빠..
아기낳고 얼마 안되어서는 다음부터 잘할께..내가 미안해..로 시작했지만..
날이갈수록 저도 짜증이 늘어갔고 오빠도 대놓고 저한테 책임을 물었습니다..
나도 피곤해..그냥 니가좀 하면 안되냐..여자가..
피도눈물도 없는 너네집 식구같다..
일도 힘들었고 집에와서 쌍둥이 보면서 집안일 하는것도 버거웠는데
그것뿐 아니라 점점 그 빚이 나 때문에 생긴양 나를 닥달했습니다..
기여코 대놓고 저보고 친정가서 돈해오라고 내보내고 문까지 잠궈버리는 일이 다반사..
술도 마셔보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통곡하고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우리아버지 엄마에게 한달 생활비 75만원 주는 분입니다..
엄마수중에 땡전한푼 없죠..아버지가 결혼할 떄 8천만원 해주셨으니
전 정말 아버지 한테 고맙다고 30평생에 처음으로 뽀뽀까지 해드렸습니다..
이런지경이니..친정에는 기대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는거 알기에
오빠와 진심으로 대화도 많이 시도했고.. 시어머님한테 애비좀 잘 타일러 달라고 부탁도 해보고
제 신용으로 빚 내어서 일부를 변제도 했었고..
친구들 놀러오면 기세워주려고 음식 해다바치고 꽉 쥐어 사는척 해주기도 여러번..
회사 다니기 힘들다고 해서 10개월을 놀고 먹을 때도 생활비며 이자낼돈 부족해도
참고 또 참았습니다..
마지막에는 제 힘으로 부족한가 싶어 부부관계를 좋게 해준다는 상담센터까지
찾아갔었죠..
다 소용없었습니다.. 모든게 다요..
남은것은 아파트를 처분해도 이자에 치여
내 앞으로 된 빚 1억과 우울증.. 아빠없는 내 아기들..
직장에서 이혼녀라고 손가락질 받을 답답한 미래밖에 없습니다..
결혼전에 남녀평등 주장하면서
정확히 결혼비용 절반은 내가 부담하고..생활비도 각자 각출하자던 남자
결국은 모두 제 차지였고
입으로만 남녀평등 부르짖고 불리할 때만 남녀평등 부르짖던 남자였습니다
아기 낳고 맞는 사이즈가 없어 회사에 입고 나갈 정장바지 주문했다가
게을러터진 된장이라는 소리를 한달동안 들어야했습니다.
며칠전에 또 직장을 관둔다고 하더라고요
것도 우리아버지가 누구에게 부탁해서 들어간곳인데..아버지 얼굴에 먹칠을해도
유분수지..
그냥좀 다녀주면 안되겠냐고 하니까
자기가 집에서 애들 볼테니 저보고 돈벌면 좀 안되냐고 합니다.
여자도 집에서 살림하면서 남편돈 받아쓰는건 당연한데 남편은 좀 그러면 안되냐
허울만 좋은 남녀평등 또 들먹이면서요
예전에도 집에 있을때 컴퓨터만 붙잡고 늘어졌지
애들 목욕한번을 안시켰습니다. 목욕뿐인가요.. 집은 엉망이고 애들 우유도 제대로
안물리던 사람인데.. 그때 생각하면 정말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한여름에도 퇴근하고 들어와서 샤워하면서 쌍둥이 애들 샤워시키고 나면
밥빨리 안차린다고 소리지르던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 된장년들이 어쩌고 저쩌고 글이나 올리고 있는 그 꼴
전 정말 더는 두고 못보겠다고 했죠.
그랬더니 저보고도 된장기질 다분한거 결혼전부터 알아봤답니다.
도대체 남녀평등은 여자부려먹는게 남녀평등이고 불만품으면 된장입니까?
한국여자들은 틀려먹었다고 밥상머리앉아서 훈계하는 꼴도 더이상 못봐주겠고
지긋지긋한 거지근성을 남녀평등으로 고쳐 말하는 이중적인 태도도 못봐주겠고
남편 욕해봐야 자기얼굴 침뱉기 라는거 알면서도
우리엄마속긁어놓기 싫어서..이렇게라도 써봅니다..
말로만 이혼이혼..할 때에도
아마 저희 친정이 못살았으면 벌써 헤어지고도 남았을 사람입니다.
이혼얘기하면서 살림 집어던지고 싸울 때에도
화해하면 항상 먼저 하는 얘기가
그래도 장인어른 장모님 돌아가시면 그재산이라도 있으니 죽으란 법은 없나보다
라며 저보며 웃던 사람입니다..
이제는 남보다도 못한 남편..
연애할 때부터 진작 알아봤어야 하는데
애들한테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뿐이고..
엄마..아부지한테는 또 어떻게 얘기를 해야되나..
아부지 아시면 호적파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한테 매일 미안해 하시던 시부모님들한테도 뭐라고 말씀드려야될까요..
어머님이 그 형편에도.. 배추며 쌀이며 생활비드리는것보다 항상 많이 주시던 분이셨는데
짐도 다 싸놓고..
이젠 정말 애들하고 이모네집으로 갑니다..
우울증도 치료하고..애들데리고 좀더 행복하게 살아봐야겠습니다..
뭘하든지 오빠만 없으면 세상걱정이 없을것만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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