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구읍 그대로 인데 사당(祠堂)은 새롭구나. 내리뻗은 봉강산(鳳岡山) 줄기는 청룡이요. 품어 안은 남산은 봉우리는 백호로다. 천시(天時)는 반질반질한 술구더기에 받들어 흠향하고 육지는 넓은 바다에 맞닿아 끝이 없다. 약간의 들보는 도가(道家)의 방서(方書)처럼 고요하고 묵직하며 날아갈 듯 한 처마의 모양은 의시(擬詩)를 외우는 듯 날개질 치고 북쪽의 망운산은 한 고을을 편안하게 진정시키는 조종(祖宗)같이 우뚝하고 동쪽에 펼쳐진 섬호(贍湖)는 은혜로운 빛을 뿌리며 남쪽의 금산은 공손하고 겸손하게 절하는 군자와도 같고 서쪽에 흐르는 봉내의 정취는 완연한 선경이로다. 우뚝한 청풍대(淸風臺)는 봉학(鳳鶴)이 날아 듬직하고 널따랗게 펼쳐진 강진바다는 구룡(龜龍)의 상서로움이 나타나고 도로는 사방으로 연관하니 교통이 편리하며 기름진 들판이 광평하니 뻐꾹새소리가 무궁하구나. 봄꽃은 산야를 수놓고 여름 숲은 나무 그늘을 이루니 정말 화전(花田)의 풍경이요 가을비는 알맞게 뿌리고 그치며 겨울바람은 더운 입김을 내뿜게 하니 실로 천하의 낙원이로다. 양천(釀泉)에 으뜸이 있으니 세상에 반드시 충효의 자손이 있을 것이요 영지버섯이 스스로 향기를 뿜으니 이 어찌 문무의 의관이 없을소냐 나 얕은 견문으로 바쁨을 핑계 삼아 감히 몇 구절을 인용하여 간략한 글월을 이루어 두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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