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의 독백

책향1 2021. 8. 23. 20:15

 

고목의 독백

 

십 년도 넘게 짝사랑했었지

고백은 커녕 혀에 마뜩지 못해

건조한 목소리에 몸에는 좀이 슬고

 

오롯이 널을 뛰는 햇살은

되려 야물딱진 교훈을 주지만

가슴엔 피가 흥건하다

 

색바랜 낙엽들이 끝났다며

앙기는 날에 잊혀지기 힘든 이름 석자

 

오지다 혼자만의 명분으로

혓바닥에 척 감기는 일 일뿐

노을에 모로 누워 흔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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