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용문사 단풍
독주냐 명주냐 틀림없이 한잔
걸친 게 틀림없는 산의 우듬지
낮술에 취한 남정네 걸음도 빠르다
가장자리 청파(靑波)가 흰 손을 내밀자
부리나케 내리막길 달려와
쏠쏠한 각질을 쏟아내는 고찰(古刹)
집요한 가을의 속삭임에 넘어간
붉은 얼굴 저 함성 쓸쓸한 잔해
대낮 술 깨려 극락왕생 염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