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용문사 눈꽃
산마루에 걸터앉은 엄장이 큰 그가
시절의 슬픔 모두 하혈처럼 쏟아내니
재질한 소상들 허물을 조여맨다
눈길 둘 곳 몰라서 난처한 맨얼굴에
모두가 도포자락 휘날리는 찬 꽃바람
수도도 장승 세우듯 꽃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