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무더기

책향1 2019. 11. 10. 07:36

 

낙엽 무더기

 

산새들 갈색 울음 빈가지 스치는 밤

속수무책

칼을 쥔 바람이 삶의 흔적을 뎅강 자른다

부음도 없이 피를 토하고 쓰러진

봉두난발 (蓬頭亂髮) 유해들

닻줄을 끊고 떠난 이들의

뼈가 들어난 속살들 무더기로

사태진 산의 틈새에서

시퍼런 달빛 아래 나를 보고 왔다간 눈물

드러누운 발아래 바람과 통정하나

기울어진 달빛과 수런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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