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으로 살다 주인에게 뺀찌들고 설친
뒷담 곰보 삼돌이 형
복도 많아
한 번도 시골에 내려오지 않았던
윤영감 딸래미
그 훤한 서구형 미인을 부인으로 얻더니
떡 벌어진 어깨 힘주고 다녔지
코흘리개 우리들에게 고구마 과자 사주며
싹싹하고 맵자 있다는 어른들 칭찬에
입이 귀에 걸렸었지
양 쪽에서 고추밭 북 돋우고
거름 내는 리어카를 밀고 당기고
매일 조리로 양파 모종 물주기
거친 가을걷이 다하더니
보리 매상가마니 잘도 매던 어느 여름
소 팔고 매상 대고 삼돌이 형 돌아온
다음 날 날아버렸네
근육질 어깨죽지 늘어뜨린 채
구판장 찾는 일이 잦아들었다는
그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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