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돌이형

책향1 2015. 9. 15. 12:09

 

 

머슴으로 살다 주인에게 뺀찌들고 설친

뒷담 곰보 삼돌이 형

복도 많아

한 번도 시골에 내려오지 않았던

윤영감 딸래미

그 훤한 서구형 미인을 부인으로 얻더니

떡 벌어진 어깨 힘주고 다녔지

코흘리개 우리들에게 고구마 과자 사주며

싹싹하고 맵자 있다는 어른들 칭찬에

입이 귀에 걸렸었지

양 쪽에서 고추밭 북 돋우고

거름 내는 리어카를 밀고 당기고

매일 조리로 양파 모종 물주기

거친 가을걷이 다하더니

보리 매상가마니 잘도 매던 어느 여름

소 팔고 매상 대고 삼돌이 형 돌아온

다음 날 날아버렸네

근육질 어깨죽지 늘어뜨린 채

구판장 찾는 일이 잦아들었다는

그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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