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

책향1 2015. 8. 29. 12:30

 

 

태양이 충혈된 눈으로 핥던

방축배미 위에 뱀 그물이 놓였다

실한 밧줄로 그네 타던 그들도

어깨 으쓱하던 근육질이

털실이 풀려 쇄골이 들어난

켜가 생긴 나무로부터 허술해졌다

배를 들어낸 거친 툇물고추 몇 개

소슬한 툇마루에서 뒹굴고

던져 둔 땀 내 나는 두건

댓돌 위 논흙 묻은 고무신 하나

턱니 빠진 모기, 날개 접힌 고추잠자리가

이마에 손 그늘한 엄장이 큰 한랭전선을 예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라한 장미  (0) 2015.08.29
상강 무렵2  (0) 2015.08.29
가을비  (0) 2015.08.28
노가리  (0) 2015.08.28
화방사 범종  (0) 201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