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긴 겨울 노루잠 자고
한 줄 사리로 오신 봄
초록별 하나 돋아나는 인기척에
저 하늘에 눈 씻어 내 가슴에 넣기도 전에
내 미끈한 속살을 여지없이 뚝
아프다 살점 떨어지는 고통
철 따라 연분홍 꽃잎 접은
벚꽃 탓도 아니고
절 집 마당에서 입술연지 바르는
철쭉 탓은 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