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내내 돌틈에서 든든한 뿌리로만
두 주먹 쥐고 있다가
없어도 있는 듯 있어도 없는 듯
가장 낮은 곳에서
목숨 걸고 가장 높은 곳을 지향하는
신분의 조용한 수직상승
고샅길에 떨어진 노란 단추
다 못 비춰오는 햇살 타고
외로운 정수리에 보푸라기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