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推敲)

책향1 2015. 1. 3. 10:37

 

 

컴퓨터 휴지통에

새벽이면 피멍든 이슬

재떨이 담배 공초 수북이 쌓이고

고무신 안 돌 부스러기같던

그것들을 보며

비우기를 누르니

창 아래로 쏟아버린

추운겨울 맨살의 달빛이 바스락 소리낸다

 

세상 물살이 만든 주름살

아주 비루한 글에게

이골이 날 때도 되었지만 늘 밀려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다

한꺼번에 되살아나 명치가 쑤실 만큼 맘이 편치 않지만

헛간에 어머니가 새로 버린 식은 재 위에

자국 선명하게 갈긴 오줌처럼

양지뜸에 조는 고양이만큼 미간이 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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