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젓

책향1 2015. 1. 2. 09:51

 

 

 

멸치가 푸른 바다가 아닌

소금물에 널부러져 있다

내장이 터지고 등짝이 갈라지고

소금에 얻어맞은 자국 선명하다

서서히 잠식하는 소금기를

외면하려고 발버둥첬지만

비늘 빛 천일염도 바다라

진한 맛에 정신이 몽롱해지고

꼬리의 움직임도 잦아질 무렵

들어난 속으로 세상을 물들일 거여

순장의 길도 해탈이라

절여진다는 것도 순응이라

그 유언 비닐 덮어 쓴 항아리 속에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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