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봉숭아 공양
벌겋게 물드는 일은 서녘 하늘만 그런 게 아니다
어느 날 유배 가 듯 명주실에 꽁꽁 묶이고
으깨진 그 분홍
한 생이 툭 터지는 전날
그 텅 빈 노을 손톱만큼 떼어 와
물아일체를 실천하고 접신하는 것이다
울밑의 봉숭아
그도 할 줄 아는 생인손 사랑
오체투지
그 봐,
2014.11.7 8;40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