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모든 피조물들이
아랫목도 없는 모퉁이에서
우두커니 작은 콩나물시루처럼 앉아서
혼자서 씩씩대다가
혼자 열 내다가
그만 풀 죽거나 익어 갔다
모든 과거는 흔적으로 남지만
그윽하게 순응하는
낟알들이 모여 찰진
가을의 흔적을 잘 유지하려는
봉인된 6인분 밥솥의 손바닥만 한 아랫목이다
지난날을 기억하며
홀로 선다는 건 스스로 중심을 잡는 일이고
이별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결실이 봄날같은 따스함을 품는 일이다.
가을이 되면 모든 피조물들이
아랫목도 없는 모퉁이에서
우두커니 작은 콩나물시루처럼 앉아서
혼자서 씩씩대다가
혼자 열 내다가
그만 풀 죽거나 익어 갔다
모든 과거는 흔적으로 남지만
그윽하게 순응하는
낟알들이 모여 찰진
가을의 흔적을 잘 유지하려는
봉인된 6인분 밥솥의 손바닥만 한 아랫목이다
지난날을 기억하며
홀로 선다는 건 스스로 중심을 잡는 일이고
이별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결실이 봄날같은 따스함을 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