삘가리새끼

책향1 2014. 10. 23. 15:19

삘가리새끼

 

비가 오려해서 물꼬 보러 갔다 와서

고단한 몸 마루에 누이니

삘가리 새끼들이 내 배를 타고 논다

마누라 같이 성낸 얼굴의 어미닭이

금방이라도 쪼을 것 같다

지난밤 족제비를 막아 준 것도 모르고

겁이 나서 보리쌀 한웅큼 뿌려주니

거들떠보지도 않네.

나도 못 먹은 흰쌀로 바꿔 주니

조용해졌다

흰 난닝구에 싼 닭똥은 어이 하라고

먼 산 뻐꾸기 소리 요란한 그날 오후.

 

2014.10.23. 15;18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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