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 무렵

책향1 2014. 10. 23. 13:59

 

 

여름에 맞춰진 몸에 몸살 돋는 일

영원할 것 같던 푸른 무 잎사귀도 자지러지고

절여 놓은 배추마냥 한방에 소금기 품었다

산허리에 뱀잡이 거물이 처지니

바스락 거리며 숨찬 기운 스며드는 것

난 절여지는 것

나만 어찌 피해 갈 수 있나

상가 처마 밑에서 나만 피해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느새 귀밑에서 시작한 하얀 몸살

흰 서리 앉은 정수리가 사포마냥 거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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