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천년 동안 말 없이
그 비탈 등에 진
등신불 하나 찍어낸다
없어진 옷자락 하나 풍우에 닳은 획하나
심장을 툭툭 치니 살아 튀어나왔다
찢어진 화선지 위
묵빛으로 도두라진 절반
드러난 깊이 각인된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