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살이

책향1 2014. 5. 4. 10:47

책향시 158

겨우살이

 

어찌 보면 독야청정이 소나무뿐일까

눈 덮인 산의 참나무 오리나무 위를 보라

생명이 하루살이같이 보이는 푸르름은 소나무 같다

연리지 사랑을 호소하는 꼭대기에서

둥지를 틀고 삶은 평생 숙주에 기대는 기생이다

자신을 위해 남의 피를 빨고 살지만

결국 남을 위해 자신을 사른다

인간들은 자신들이 겨우살이인 줄 모르면서

희생할 줄도 모르면서 하루살이인 줄 모르면서

남 탓만 한다

저 지독한 짝사랑 끝에 몸을 사르는 저런 사랑을 나도 하고 싶다

겨우 깨달은 사랑, 겨우 백지 위에 푸른색으로 그린 사랑.

 

2014.5.4 10;43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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