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맛집 기행

N. 죽방렴 멸치의 참맛을 자랑하는 명가 우리식당

책향1 2014. 3. 7. 10:13

N. 죽방렴 멸치의 참맛을 자랑하는 명가 우리식당


♣ 전문요리 : 멸치회, 멸치조림, 멸치젓

♣ 주소 : 남해군 남해읍 지족리 288-5

♣ 전화번호 : 055)867-0074

♣ 위치 : 지족리 삼동면 보건지소 후방

♣ 홈페이지 : 없음

♣ 주차 공간 : 인근 부둣가 공터 무료 주차장

♣ 좌석 정보 : 70석

         

2006년 6월 해양수산부는 ‘이달의 어촌’에 지족마을을 선정했다. 물론 ‘아름다운 어촌 100선’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멸치 중에 죽방렴(竹防簾) 멸치는 가격이 1kg에 수십만 원을 호가한다. 이 엄청나게 비싼 멸치의 생산지가 남해 창선교 일대 지족해협이다. 일반 멸치 중 비싼 것이라 해도 1kg에 몇 만 원 선인 것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가격이 아닐 수 없는데, 맛이 얼마나 좋은지 생산되기 무섭게 바로 다 팔려나간다고 한다.

죽방렴 자체를 사고팔기도 하는데, 하나에 무려 2억 원 넘게 거래된다. 물론 더 이상 설치는 못 한다.

죽방렴이란 대나무로 그물의 발을 만들었다는 데서 유래한 말로, 1700년대 후반의 화가 김홍도의 그림에도 죽방렴이 나오는 등, 죽방렴의 역사는 최소 수백 년을 거슬러 오른다. 지족해협에 모두 23개가 놓여 있으며, 그 외 사천 앞바다에 몇 개 더 있을 뿐이다. 긴 대나무를 촘촘히 박아 50~100m 길이로 V자의 긴 울타리를 세우고 그 끝부분에는 어항처럼 둥글게 울을 두른 다음 그 안쪽에 그물을 댄 것이 죽방렴이다. 대나무발로 만든 커다란 어항인 셈이다. 조류의 방향이 바뀌면 V자 끝의 그물이 서로 맞붙어서 멸치가 빠져나가지 한다(드물게는 작게 벌어진 틈으로 멸치 떼가 몽땅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든 멸치를 긴 족대 같은 그물로 한데 훑어 몰아서 떠올리는 것이다.

죽방렴 멸치가 맛있는 것은 이렇게 고스란히 살려 잡은 멸치를 떠내자마자 바로 삶아서 말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죽방렴에 잡힌 멸치라고 모두 고가인 것은 아니다. 배에 기름이 낀 큼직한 '기름치'는 맛이 떨어져서 횟감, 아니면 멸치젓 재료로나 쓴다. 4월 들며 기름치가 서서히 줄어들다가 6월 말경부터 본격적으로 진짜 죽방렴 멸치인 참멸치가 들기 시작한다. 그것도 거의가 알이 든 암멸치여서 한결 맛이 좋다는 것이다. 멸치는 떠올려 나오자마자 설설 끓는 가마솥 물에 바로 삶는다. 깨끗한 지하수 바닷물에 질 좋은 천일염으로 간을 맞추어 삶아서는 곧바로 건져내어 햇볕에 말린다.

칼슘의 왕, 생선회 중 칼슘의 왕, 남해 멸치회 맛보러 창선대교가 있는 삼동 지족으로 가보자. 마른 멸치만 자주 접하던 육지 사람들은 멸치도 회로 먹는다는 말에 놀랄 것이다. 사실 바다에서 나오는 것은 거의 모든 것이 날로 먹을 수 있지만 육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역시 위생적인 문제가 걸림돌이다.

멸치! 미조 삼동지역은 예로부터 멸치잡이로 유명한 곳이다. 죽방렴으로 멸치를 잡으면 그 맛 때문에 고가에 팔리고 특별 대접을 받는다. 여기가 고향인 사람들은 물론, 어쩌다 멸치회를 맛 본 사람들은 팔딱팔딱 뛰는 살찐 멸치의 뼈를 발라내고 초고추장에 야채를 버무려 맛깔스럽게 먹는 멸치회 맛은 여행의 더욱 묘미와 식도락의 묘미를 높일 것이다. 인근에는 죽방렴 어업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도 있어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산 체험을 할 수 있다. 으스러지기 쉬운 작은 멸치 살을 발라내려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삼동 지족은 남해 쪽에서 가면 창선대교 초입이다. 이곳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멸치요리 전문집인 우리식당이 있다.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탓에 유명 인사들의 방문이나 소개책자에 반드시 이름이 빠지지 않는 곳이다. 이집은 인근에 많이 보이는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 등을 이용하여 멸치젓, 멸치회, 멸치조림을 전문적으로 하는 집이다. 이집에서 멸치회를 먹어 본 사람들은 다시  한번 멸치젓 맛에도 놀라 소포장을 따로 주문하기도 한다. 일전에 ‘비 내리는 호남선’을 부른 원로가수 손인호 선생은 이집에서 “멸치란 멸치는 다 맛 봤네.”며 즉석에서 애창곡을 세곡이나 부르며 흥겨워했다. 상추쌈에, 아니면 깻잎에 듬뿍 싸서 먹는 멸치회는 매콤 새콤한 초고추장과 어울려 비릿한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다. 멸치라는 놈이 워낙 연한 육질을 인지라, 입 안에서 그냥 녹아내린다는 미식가들의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