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 다쿠보쿠 단상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1886~1912)는 일본의 유명 가인(歌人)이다. 일찍이 사회 사상에 눈 뜨고, 생활 감정을 풍부하게 담은 시로, 일본에서 '국민시인'으로 존경과 사랑을 받는 시인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을 강제 합병한 국치의 날에 이런 시를 남겼다.
지도 위에 한국에다 시꺼멓게 먹칠을 하면서 가을바람을 듣는다.
地圖の上 朝鮮國に墨々と墨をぬりつつ秋風をきく.
여기서 앞 墨 자를 두 번 쓴 것은 시카멓게도 맞지만 구석구석이란 일본어 동음이의어라 시로서는 절묘하긴 하다.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뒷시대에 <김립시집(金笠詩集)>을 낸 이응수(李應洙)가 휘트먼ㆍ김삿갓과 함께 세계 시단 3대 혁명아로 평가한 일본 시인이었다.(이응수;<세계시단 3대 혁명아 윗트만, 石川啄木, 金笠>, 중앙일보, 1930, 2. 8.)
그가 위의 시를 썼다는 자체가 놀랍다. 하지만 그것도 모르면서 아래 그의 시를 좋아 한 나는 바보다. 마치 김소운 씨가 木槿通信에서 부벽루를 거닐던 원작이 일본이고 아류인 이수일과 심순애를 가슴 졸이며 좋아 했던 식민지 청년의 모습처럼. 요즘 아이들 일본 만화 보고도 이럴까 걱정이다.
<輕きに泣きて>
たわむれに 母を せおひて
その あまり 經きに 泣きて
三步 あゆまず
장난삼아 어머니를 등에 업었는데
그 너무 가벼움에 눈물이 흘러
세 걸음을 걷지 못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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