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책향1 2011. 1. 26. 12:05

 

이끼


돌 등어리에 붙어 초록빛 내는 건

꼭 빈대떡 같지만 나처럼

세상에 좋은 일 한번 한 적 없으면서

무주공산인 세상에 빌붙어 살아왔다

강인한 접착력으로 조그마한 진리의

끈을 부여잡고 오늘도 부벼대며

세상의 탐욕 달관하며 돌에 낀 때로

때론 바람도 맞고 토한 술 자국에도

화려한 화초가 아니라서 뒷심이 없지만

낮은 자세 강인한 야성으로 계곡을 누비며

말없이 버짐처럼 세상을 잠식을 한다

간혹 쫓겨나  마른 누룽지로 지내지만

오늘도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며

포자생식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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