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사지에서

책향1 2010. 12. 1. 02:28

무명사지에서


연화문 추춧돌만 남은

넓은 대웅전 자리에

혼자 핀 들국화는

탑신에 매달린 풍경소리 만큼

진한 향기로 피어난다

스러져 가는 가을에

어둠을 이불로 인 채

심초석 사리공에 가득 숨어

옛 영화를 회상하며

멀리서 들려오는

그윽한 범종 소리에

봄 햇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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