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게 한 마리

책향1 2010. 8. 2. 22:00

 


조개들 가벼움으로

여름이 불타는 밤

달궈진 석쇠 위에서

배시시 몸 달구는 조개들

그 사이 꼬막은 막춤 추고

바지락은 치마 자락 여밀고

피조개는 생리하며 

새조개가 혀 깨문다

몸집 좋은 전복은 두꺼운 방탄복 속에서

점잖은 척

가리비 부채 뒤로 몸 사리는

노을과 함께하는

벌거벗은 자태 감상하며

오뉴월 보리밭 구경하 듯

느릿느릿 기어가는 숫놈 방게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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