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峠”와 “〒”는 어떤 의미?
둘 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일본국자(國字)이거나 약호이다. “峠”는 얼핏 한자이지만 사실 일본에서만 사용하는 일본 국자로 음이 없다. 의미는 고개라는 의미이고 산은 산인데 올라갔다 내려간다는 의미로 조어가 된 글자이다. 이외에도 밭을 의미하는 畑(はたけ), 사거리 辻(つじ)늦가을 찬바람인 凩(こがらし), 아침바다의 잔잔함 凪(なぎ) 예의라는 의미의躾(しつけ)정어리란 뜻인 鰯(いわし)등 일본제 한자가 여럿 있다. 이 고개란 의미의 글자가 언제 부터인가 국내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 글자는 일본에서도 훈으로만 읽고 음이 없는 글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고개 치자로 읽거나 의미로 쓰는 것은 잘못이다. 고개라는 의미의 한자어로는 고개 치(峙)가 있으나 일부 인사들이 유식한 채 하며 고개 치자 대신 일제를 사용하기도 했다. “생각”이란 순 우리 말에 한자 “生覺”을 사용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과거 길을 가다 도로 표지판에 이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실소가 나왔다. 일본에서만 사용돼야 할 일본 국자 즉 완전 일본어를 사용하는 것은 쓸개가 없는 짓이다. 우리 국어에도 한국제 한자 즉 우리 국자가 많이 있다. 그 대표적인 글자가 “乭”이다. 아이들 이름인 “똘이”나 “돌이”를 표기하려다 생긴 국자로 한말 영해지방의 의병장 신돌석(申乭石) 장군의 이름 가운데도 이 자가 사용되고 있다. 일본과 달리 음과 훈을 모두 갖고 있다. 이 자는 돌을 의미하는 “石 ”자에 발음을 더하는 한글 “ㄹ”이 붙은 꼴이다. 훈은 이름이고 음은 돌이다.
“〒”는 무슨 의미인가. 이 기호는 일본에서 주소를 적을 때 우편번호를 의미하는 약호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어원은 편지를 의미하는 일본어“てがみ”(手紙)의 첫 자인 “て”의 가타가나인 “テ”를 변형해서 사용한다. 이 기호의 경우 80년대 우리나라 기업들의 광고 중 주소 부분에 우편번호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하였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우편번호를 의미하는 기호가 없었고 인쇄기계가 거의 일제였다는 점 때문에 쉽게 이 기호를 사용했다. 83년도 국내 유수 대기업의 광고에도 등장하여 필자가 정중하게 시정을 요구하는 편지를 담당자에게 보낸 기억이 난다. 그 후 그 회사의 광고에서는 이것이 사라 졌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우편기호 약호는 한글 우에 동그라미이다.
2009.3.6.13.20 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