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못산다"

책향1 2008. 8. 26. 19:14

"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못산다"(중앙일보 8월 26일)는 말은 장경동 목사의 발언이다.과연 그럴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불교라 하면 인도가 연상된다. 마치 기독교의 이스라엘처럼. 하지만 목사란 신분으로 언론에서 코메디언 보다 더 웃긴다는 그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망발에 가깝다. 필자에게도 개인적으로 교회다닌다는 학생들이 한 말이다. 그의 불교비하 발언에 대해 언론인 김선주 씨는 한겨레 8월 26일자 칼럼을 통해 "목사님, 부처믿고 사람되세요"라고 일갈했다.

만약 일본이 신도 국가라고 하면 맞지만 불교국가라 하면 틀릴까. 틀리지 않는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일본은 개신교와 카톨릭 모두 합쳐 300만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불교국가라 할 수 있다. 외국으로부터 "한국은 커피와 기독교가 실패한 나라"라는 비아냥의 대상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기독교계 일각의 이런 불교 비하 발언은 마치 일본이 역사왜곡이나 독도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를 못살게 구는 양상과 비슷하다는 느낌이다. 일본은 우리를 괴롭혀 발목을 잡고 국력 낭비를 노리는 것처럼 심심하면 터져나오는 개신교 인사들의 불교 비하는 자신들은 손해 볼것 없다는 태도로 보인다.  

 불우 청소년 시설 들을 비롯해서 사회 구호기관을 사찰에서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다. 기독교는 일본에서 지식층 신자들이 많은 고급종교이다. 동양 에서 기독교 영향이 큰 필리핀과 우리나라 종교의 가장 큰 문제는 구복신앙이다. 종교 자체의 가르침은 항상 훌륭하지만 불교와 기독교를 막론하고 현실적인 한국내의 종교 갈등의  근본원인은 종교지도자들의 처세 때문이다.

종교 자체의 자비와 사랑을 자신들이 독점한 양 종교를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하고 무슨 병을 치료했다고 선전하니 구복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필자는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성경 내용을 개인적으로 믿지 않은 사람이다. 아울러서 경주 소금강산에 있는 백률사 경내의 관음보살이 도솔천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디딘 발자국 모양도 믿지 않는다.

종교라는 것은 기적 즉 경이로운 일이 없으면 일반인이 믿지 않으므로 인간이 단순이 종교를 만들고 기적을 만들었을 뿐이다.

용(龍)이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이 용들은 우리나라나 중국 왕을 상징하고 있다. 그럼 용이 실존하는 동물인가 반문해 보면 아니다가 정답이다. 상상 속의 동물이다.

일본 학자들은 용의 기원을 양자강에 살았던 중국 악어에서 유래를 찾고 있다. 양자강의 범람이 농경 시대의 생사여탈권이 있을 지경에 인간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뭔가가 있다는  믿음으로 탄생한 것이 용이고 나아가 신이 탄생한다. 다시 말해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들고 경전을 만들었다는 추론 해볼 수 있다.

용의 발생과정과 마찬 가지로 농경사회의 가장 큰 적은 자연재해 즉 홍수, 가뭄 등이다.이 자연 재해를 없애고 육체적으로 연약한 인간들이 자아보호를 위해 탄생한 것이 종교이다. 용은 동양에서는 상서로운 동물이지만 서양에서는 유일신 사상으로 인해 악마이다. 이런 차이 점은 동서양 철학의 차이이다.

유일신 사상으로 무장한 서양은 신외에는 모두가 신의 피조물이다. 부처도 돌도 용도 나무도 바다도 그러하다. 하지만 동양사상은 삼라만상의 모든 물체는 신이고 성불할 수 있다고 본다.

서양 사상에서 보는 부처도 결국 신의 피조물이고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큰 나무에게도 빌고 보름날 달에게도 빌게 한 필자의 어머니가 있다. 큰 바위에도 빌고 인간에게도 빌고 있다.

일본에서 문화사 연구로 유명한 나고야의 남산(난잔)대학 명예교수는 "바울과 신란"(필자주-親鸞:1173~1263 일본 정토진종(淨土眞宗)  불교 종파를 설립한 고승)이란 저서 등 신학 연구로 저명한 분이 부산 범어사 대웅전에서 필자와 함께 합장의 예를 올린 적도 있다. 이 범어사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공개된 개신교 집회에서 사회자가 망하라고 외친 곳이다.

하지만 경주 불국사 난간에 기대서서 손을 꼭잡고 찬송가를 부르는 젊은 연인들도 본 적이 있다.  이 두 사례에서 어느 쪽이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는지 독자들은 금방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 연구가로 유명한 고 탁명환 씨는 자신의 저서에서 우리나라에서 종교전쟁이 일으나지 않는 것은 유교의 영향이라 했다.

유교 사상이 사회의 규범이 된지 오래고 그 유구한 전통이 남아 있으므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서구 사상의 유입으로 상대를 배려치 않는 자신만이 최고라는 배타 정신은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장목사 처럼 단편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개신교가 물 만난 물고기 처럼 행세하고 그 와중에 장 목사의 경우가 있다. 서구인들이 불교 사상에 심취하고 최고의 종교로 치는 불교가 몇몇 기독교 사상이 투철한 사람 탓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자신만의 이기적인 정신의 발로로 보인다. 개신교에서도 사랑이 목적으로 불교의 자비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다만 그 수행방법이 다를 뿐이라는 생각은 미쳐 못 하는가 보다.

장 목사와 같은 분들이 많으면 한국도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른다. 그 전조가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훼불사건이다. 박물관에서 문화재인 탱화 훼손과 북한산 마애불에 붉은 십자가 뿐만 아니라 수도 없이 많은 이런 사건들은 타종교를 배려치 않고, 개인 신도를 나무라지 않고 있는 개신교 지도자들의 자세는 심각하다. 불교 신도가 줄어야 십일조가 늘어난다는 논리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천박해진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그 존재 가치를 잃고 있다. 외형만 자랑하는 대형 교회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국민 개종시도는 결국 물신 숭배 등으로 이 나라의 도덕적 품격을 잃게 하고 있다. 교회에 가서 마음 다스리려던 마음도 가시게 하는 이런 목사들의 출현은 개신교 이미지만 흐려지게 만든다.

종교에서 기적을 말하는 것을 선의로 경이롭게  보아야 한다.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종교 관련 사례들에 과학적인 잣대를 들이 대면 신심이 없을 것이다. 다만 종교적 의미와 실생활에서 철학을 구분하고 종교의 실질적인 목적인 사회에서의 '목탁 노릇'으로 그쳐야 한다.

작금의 정치적인 해석이나 지나친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발상은  국민들의 정서를 좀 먹게 한다. 종교가 국민들의 마음을  좀 편안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