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상이란 지명은 하동군 진교면 술상리를 말한다. 이름이 좀 요상하여 이곳 출신은 "술상"만은 잘 차리겠다며 우스게를 할 정도였다. 술상(述上)이란 마을 이름 유래를 명확히 아는 분이 없지만 마을 사람들은 예전에 "술포"라 부른 적이 있다 한다. 하지만 바다와 연해 있는 항구가 있는 술포마을과 윗마을을 합쳐 술상이라 한다.술하 마을이 있는 것을 보면 술포의 윗마을이라는 의미로 술상이라 불리는 듯 하다.
발음상 오해를 받을만한 지명은 전국적으로 수두룩하다. 천안시의 신부동, 다가동과 의견문화제가 열리고 충견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임실군의 오수, "서면 가요"의 부산시 서면, 경주시의 여근곡, 경기도 포천군과 남해군의 이동 등이다.
축제 마지막 날인 일요일(8월 10일) 오후 지역 신문 기자의 동행 명령(?)에 오래간만의 낮잠을 깨고 출발했다. 술상은 남해고속도로 진교 나들목에서 진교를 지나 남해대교 방향으로 오다 보면 왼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바닷가이다. 바닷가에서는 남해 창선삼천포 대교가 보이고 맞은 편에는 창선도가 있다.
제6회 하동 진교 술상전어축제가 2008년 8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 술상 어촌계 주관, 하동군 등의 후원으로 술상항 부둣가 일원에서 열렸다.
작년 10월에 직접 참가했던 하동토지문학제 예고 현수막이 마을 입구에 걸려있다. 이 현수막을 보니 여러 가지 감회가 떠올랐다. 그중 한가지 이처럼 2개월도 더 남은 축제를 미리 알리는 공무원들의 그 열정이 부러웠다. 또 당시 기념 촬영 사진 등을 사진곽에 넣고 예쁘게 포장하여 군수명의로 우송하는 세심함에 너무 놀랐다.
우리 지역 공무원들은 이런 세심함을 잊어 버린 탓이라 그 성의가 필자는 마냥 부럽기만 했다. 전국적으로 무한 경쟁의 1,500여개 지역 축제가 있고 각 지자체마다 지역의 가치를 올릴 목적으로 축제의 활성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큰 가치만 지향하면 세세한 부분에서 많은 헛점이 보이기도 한다.
항상 바쁜 모습은 하동군 공무원이나 남해군 공무원이나 동일하다. 하지만 남해의 대표적인 축제인 마늘축제 홍보는 올해의 경우 겨우 1개월도 채 안되는 4월 말부터 했고 이어리 저수지 둑앞에 걸린 현수막이 사전홍보로는 유일하게 보였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앞선 생각과 발상, 홍보가 없으면 지역 축제의 참뜻을 알기 힘들다.
홍보의 미흡함을 지적해도 공무원 권위에 감히 도전하는 발칙한 군민 정도로 전락할 바에야 지적하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다.
아래사진을 보고 많은 느낌이 없으면 너무 무던한 감각을 탓할 수 밖에 없다. 참고로 전국의 전어 축제를 소개한다. 괄호안은 장소이다. 열리는 시기는 보통 8월 초부터 10월 중순 사이이다.
부산명지시장 전어축제( 명지시장 주차장 일원), 광양 망덕포구 전어축제(망덕포구), 전국바다낚시대회 및 전어축제(회진항 물양장), 무창포대하전어축제(무창포해수욕장), 홍원항 전어축제 (서면 홍원항 일원), 보성전어축제(율포해수풀장 일원), 마산어시장전어축제(어시장 일원) 등이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술상마을 입구의 토지문학제 예고 현수막.
전어를 두고 '전어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거나 "전어 대가리는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회자된다. 남해에서는 "봄 도다리,가을 전어'를 최고로 친다. '겨울 개불'을 덧붙이고 싶다.
사실, 작년 술상 전어축제에도 가보았다.
저녁 10시경 일행과 함께 필자가 부둣가에서 가장 큰 횟집에 들어가려니 종업원인가 주인이 "어디서 왔어요"라고 다소 퉁명스럽게 물었다.
식사와 회를 먹는 내내 필자일행은 기분을 잡쳤다. 물론 경상도식 인사는 아니다.
필자도 보리문뎅이이므로 그 어감을 익히 알고 있었다. 물론 서울이나 충청도에서 가시는 손님에게 "가입시더"라고 인사를 했더니 여직원 왈 "그건 충청도에서 인사가 안됩니다" 하여 아찔했던 적이 있다.
오는 손님이 늦은시간이라 해도 '어서오십시오'라는 말은 못해도 마치 취조식으로 어디서 왔는지를 묻는 것을 여행의 묘미로 생각치 못한 필자가 오히려 우둔할지도 모른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전어 가격표를 스티로폼 아이스 박스에 적어 놓았다.
여기서 요리별로 구입권을 사서 아래사진들에서 보는 요리를 간이 좌석으로 가서 먹는다.
아래사진(필자사진)전어를 다듬고 양념을 담느라 분주한 모습.
아래사진(필자사진) 전어 비늘을 칼로 벗겨내고 씻어 놓은 모습.
전어는 비교적 손질하기가 쉽다. 지느러미와 내장만 빼면 뼈째 잘라서 회를 먹을 수 있다. 물론 구이는 비늘만 떼고 그대로 다 먹을 수 있다.
회를 위해 빼낸 내장은 전어밤젓을 만든다. 콩알만한 자주색 내장으로 전어밤젓을 담았으나 양이 너무 적은 탓으로 전체 내장으로 담그기도 한다.결국 전어는 버릴 게 없다는 말이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위의 사진에서 정리한 전어를 회나 무침을 위해 준비한 모습.
가을 전어(錢魚)’. 소주 한 잔에 전어회 한 점 입 안에 넣으면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어가 가을을 알리고 있다. 가을이 되면 전어는 기름이 사르르 돌아 씹히는 느낌이 좋아지고 고소해져 그 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전어는 봄에 태어나 여름 동안 플랑크톤과 유기물을 먹고 자라며 가을이 되면 월동준비를 한다. 그 중 살이 가장 통통하게 오르는 철이 바로 지금, 9월과 10월 사이이다.
봄에는 100g당 지방이 2.4%에 불과하지만 이때는 6%로 증가하고 뼈도 부드러워진다. 반면 여름에는 기름기가 적고 겨울에는 뼈가 억세 맛이 떨어진다. 가을 전어가 유독 고소한 이유다. 이걸 가져다 참기름 두른 양념장에 찍어 먹어면 바로 '된장 박치기'이다.
아래사진(필자사진) 현장의 전어구이 모습이다.
제법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워 머리 포함하여 통째로 먹는 것이 전어의 묘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조금 바싹 굽는 재치가 필요하다. 더 큰 접시에 가지런히 담았다면 보기가 더 좋았을 것이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전어무침이다.
썰어놓은 전어와 각종 양념과 채소를 넣어 버무렸다. 필자의 입맛에는 무침이 가장 맛있었다.
아래사진(필자사진)부둣가를 따라 펼쳐진 간이 좌석.
의외로 많이 더웠다. 옆 좌석의 맘씨 좋게 생긴 이름 모를 두분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었으나 용기가 없었다. 무늬있는 검은 원피스와 청바지 차림에 잠자리 안경을 옷깃에 걸친 멋쟁이 여인네들이 혹시 이 글을 보고 연락을 주신다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차라도 한잔 대접하겠다. 한 여름밤의 추억으로 현장에서 일하던 분과 친구사이로 눈매가 너무 착해 보이며 이지적인 분의 연락을 기다린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일행 중 한명의 노래 열창 모습. 즉석 출연이지만 무대가 떠나갈 정도의 가창력을 보였다. 폭발적인 에너지의 발산이 돋보였다 할 수 있다.
아래사진(필자사진) 남해의 트로트 신동 김영은 어린이의 열창 모습.
비교적 성숙하게 보였지만 초등4학년이 관중을 사로잡는 노래 솜씨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 어린이는 지난 8월 7일 상주은비치모래 KBS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전어축제의 초청가수로 10년 후의 트로트 여왕의 자질을 어김없이 발휘했다. 사회자의 "차후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 꼬마가수에게 많은 후원을 바란다"는 재치있는 멘트에 폭소가 나왔다. 10년후 트로트의 여왕 미리보기임에 틀림이 없다.
아래사진(필자사진) 짐짓 열창하는 모습이 기성가수 빰을 칠만 하다.
아래모습(필자사진) 전체 노래자랑모습.
아래사진(필자사진) 나오면서 본 화장실 모습이다.
뚱딴지 같은 화장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단순히 소변만 보는 곳이 아니라 지역의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상징성이 있기 �문이다.
화장실에 문을 열자 말자 상냥한 아가씨 목소리의 환영인사와 함꼐 전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소변을 보며 귀로는 설명을 듣는 기발함이 훌륭했다.
더욱 놀란 점은 에어컨 가동으로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이었다. 처음보고 놀란 마음으로 주차관리 요원에게 칭찬을 하니 임대한 임시 화장실이란다. 참 임대만 아니라면 많은 찬사를 받을 만한 사항이 그만 물거품이 되었지만 성의가 가상하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게는 실례를 무릅쓰고 문을 열고 내부를 사진기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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