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던 날
임 종 린(시인, 前 해병대사령관)
겨울이 찾아오면
첫눈을 기다리곤 한다
올 겨울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첫눈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하나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첫눈에 대한 추억이 있다
내가 유년시절 자라온 남해고향은
눈이 잘 내리지않는 남쪽바다 섬마을
가끔 눈이 내리면 무척 좋아 들 했다
유난히 춥기도 한 가슴 설레던
첫눈이 많이 내리던 겨울 날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이른 아침 비린내 나는 부두에서
작은 연락선에 오르던 벅찬 순간
출렁이는 뱃길 일렁이는 물결 위에
쌓일 듯 말 듯 내리는 눈발 속에서
서서히 떠나는 연락선 갑판 위 소년
부응 ~ 부응 우는 뱃고동 들으면서
잠시 잊었던 사람들을 소리쳐 불렀다
쉴새 없이 눈은 내리고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 따라
갈매기는 무리 지어 헤어짐을 알리며
고향 떠나는 서러움이 가슴을 매웠다
첫눈이 내리던 그 해 겨울 날
작은 연락선의 뱃고동 추억은
내 삶의 큰 생활 철학이 되어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
사랑하는 조국을 지킬 수 있는
지혜와 용기와 애국을 가르쳐주었다
자연의 섭리는 약속이나 한 듯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겨울날
노병은 산책로에 내린 첫눈을 밟으며
지난 날의 잊지 못할 추억을 회상해 본다.
'문학작품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곡 외-김오남 (0) | 2007.12.14 |
---|---|
고향에 와서-김진희 (0) | 2007.12.13 |
문학지 무한 사랑 어느덧 200호 발간 (0) | 2007.11.16 |
[스크랩] 가을 산사에서 들리는 중생의 언어- 김송배(한국문협 시분과위원장) (0) | 2007.11.16 |
울고 싶어도 울 수없었던 그 때 그 사람들-임종린 (0) | 2007.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