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의 유자

책향1 2021. 9. 18. 06:29

폐교의 유자

 

폐교 뒤 유자 나무에 달 걸린 듯

바람과 햇빛을 덮어 쓴 울퉁 불퉁

세상의 신고(辛苦)를 머금고도 훤하다

 

파도가 흰 손을 내밀고 몽돌이 구르는

하늘에서 엉키고 가시에 찔릴수록

외투는 두터워 지고 속살을 다진다

 

하늘을 헤엄치며 외로움 이기고

땡볕도 속으로 움켜잡고 매달려야

사라진 아동들 꿈을 달인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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