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비 온 후
비 온 후 아스팔트 위를 힘차게
지렁이 제 갈 길 앞으로 달려간다
스스로 아직은 괜찮다는 위로에
온몸이 마뜩잖은 바람을 만나고
왕개미 줄 서도 순응한 오체투지
득도한 세상에 긴 여운 끔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