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하나

책향1 2021. 8. 10. 06:42

가로수 하나

 

비포장 도로 옆에 창공을 움켜쥐고

전쟁통에 총알박이로 살아남고

태풍에 가지 몇 개 찢어지는 아픔

 

연륜에 몸통 커다란 골다공증 휑하니

길가의 정착민으로 뿌리내린 붙박이들

시퍼런 손바닥 아직 바람에 그네 타지만

 

한평생 말없이 야물딱지게 살아도

비루먹은 도로 확장에 정리해고 통지 같은

선연한 기계톱 소리 그참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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