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포보성(曲浦堡城)

책향1 2020. 11. 2. 06:24

곡포보성(曲浦堡城)

 

허물어진 낮은 성벽이 쌓아온

제 나이 오백년에 제 몸을 낮추고

술도가 자리 우물이 한 숨을 쉰다

 

심드렁 요해지 귀에 젖은 함성

볕바른 성내 아무데도 없는 눈길

보성의 느티나무 우듬지가 환하다

 

우직한 시간 속 그늘 깊은 나무 밑

까무룩 말이 없는 구절초 핀 굴강

짭조름한 해풍에 오백년도 저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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