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찔레순
바람도 잠들지 못한 언덕 여윈 햇살
움켜잡고 비둘기 울음 설핏 들리면
무염치 배속은 소죽 끓는 소리
코뚜레 여문 황소는 풀어둔 채
겨우내 쟁겨 둔 덜큰한 속살
우듬지 순한 찔레순 밥물 넘치듯
아직도 잔가지 매만지는 아지랑이 배고픔
가시에 찔리고 자지러진 소리가
찔레꽃 피던 하얀 봄날, 이명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