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오롯이 남은 아니 갓 해금내 씻은
앵두나무 옆
가득한 뜨물 같던 수채물도
벌컥 마신 지는 꽃도
갸날픈 몸과 섞는 일이란다
붉은 해 내 귀를 잡고 끌은 그날
명주실로 꽁꽁 꿰매고 싶은 손가락까지
바람이 스쳐도 다가오는 허기
뜨겁게 허공에 헛손질로 쓴 일기는
담장 아래서 오랫동안 머물다 간
그 긴 허상
내 머리 버짐 속에 자리한 흰 달이
다시 널 마중 나올 때까지 그 흰 달이 기억하는 꽃의 이름
살가운 상처가 아물면 꽃이 핀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꽃이 지는 소리처럼 내 무릎 가를 적시는 강물도
북망이 멀다 해도 문밖이 북망으로 보이네
시퍼런 실핏줄이 돋아 울며 지낸 밤이 지나면
보게 되는 내 몸에서 핀 엄마젖 같은 흰 꽃.
2016.6. 6 1:34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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