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색색의 길고양이 두어 마리가
물컹한 풍경소리 들리는
슬레이트 지붕위에서
노곤한 봄잠을 즐기고 있다
간밤에 겨우 탁발한
시뻘건 탐욕이 몸에 배인
입술 주위 비린내를 닦고
묵언 수행 중
냅다 던진 신발짝에 깜짝 놀라
야근하며 집어 삼킨 달빛
꽃이 지는 소리 모두 안고
전단지 몇 장 날아가듯
사라진 고양이 몇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