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책향1 2014. 10. 11. 09:32

시금치

 

아무렇게나 버려진 것

모진 겨울

회색 벌판의 버짐

겨울 조각 햇빛 불러모아

언 땅의 자투리 수분 긁어모아

삭풍에도 잎에 푸른 피 돌고

뿌리에 익은 복숭아 빛 든다

서리의 강한 질타에도

얼지 않는 인내는 쓰고

결과는 달콤하다

옷도 없이 겨울을 이기는 여린 잎

납작 엎드린 봄을 맨 처음 불러올

그 위대함이 아마 달콤하지.

 

2014.10.11 9;30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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