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의 저녁
앵강만 바람이 불어와
대웅전 풍경을
들이받고 용소마을에 번진다
다람쥐 몇 마리 구유 긁으며 내는
저녁 준비하는 소리가 갯바람에 스며드니
비린 물안개에 날은 저문다
절간 저녁 공양의 시작도
지장보살이 죽은 자의 삶을 일으키는 신호
천년 은행나무 가지에 걸린
깨달은 찰나는 더욱 진한 색깔이기도 하다
부도군을 지나 일주문을 지나도
그치지 않는 중생들의 아우성
죽은 자들에 고하는 소리가
명부전 문살 연꽃에 앉아 다람쥐 볼처럼
불룩하다.
2914.8.18. 9;48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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