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근처

책향1 2014. 8. 16. 09:54

추석 근처

 

투명한 햇살에 사과 보조개 발그스레

비닐하우스 고추 붉은 빛으로 익으니

속 차오르는 누런 호박

서늘한 하늬바람이

개망초 옆구리 스치니

늦동이 개복숭 까무룩 졸고 있다

귀뚜라미 노래 소리 시작하는

이른 한가위 들머리

온 종일 바둥대며

푸른 하늘 이고 앉은

시근 난 나락에

내려앉은 가을머리

까칠한 한파 예감

된서리 내리기 전

잠자리 시위하듯

옥양목 앞치마 두르고

치마 질끈 동여맨

엄마의 동동 걸음.

 

2014.8.16 9;50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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