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연필
녹이 나서 사그라지기보다
남의 삶을 그리며
내 삶도 기록하며
닳아 없어지기를 원했다
품은 흑심 까대며
녹이 나서 없어지기보다
삶의 연륜만큼 깎이면서
닳아지면서
서서히 없어지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가끔 침도 바르면서.
2014.4.2 20;53 남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