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에서 배나온 중 늙은 주모가
44년 전 나훈아 노래 감나무골을 아느냐고
물어온다 더불어 기억나는 게 없냐고
좋은 노래라는 대답에 실망한 표정 역력하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같이 소죽 끓이며 먼지 잔뜩 앉은
겨우 소리만 나는 라디오에서 나오던 노래란다
그럼 별거 아니네 하니 더욱 심드렁해진 그녀
그건 나와의 사연을 중학교 1학년인
니가 엽서로 신청한
문화방송 신청곡이란다
그런 걸 어떻게 기억 하냐니
돌아앉은 그녀가 귀엽다.
살아가는 일에 순 움츠리기만 하고
그런 기억도 못하는 내가 그녀의 소중한 추억을
여지없이 깬 잔인한
소죽 솥 김처럼 사라진 염병할 기억이
속절없이 쏟아지는 햇살로
모두 살아 있음을 알리는 것들을 되살려 줬으면
에라 술값은 내가 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