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린 개처럼
과부 아랫방 군불 넣다 타다만 부지깽이 행색으로
길가에서 죽은 듯 서있는 배롱나무는
나도 한 때 양반집 뜰에서 귀염 받던
올곧은 나무라고 주장하지만 그를 인정하는 건
찬바람과 자동차 소리밖에 없다
그가 꽃피는 봄날이 그리운 것은
백일동안의 영화를 누리며 등 불 켜고
작년에 못간 단풍 구경대신 벌 나비 손잡은
꽃놀이를 기다리는 탓이다.
거슬린 개처럼
과부 아랫방 군불 넣다 타다만 부지깽이 행색으로
길가에서 죽은 듯 서있는 배롱나무는
나도 한 때 양반집 뜰에서 귀염 받던
올곧은 나무라고 주장하지만 그를 인정하는 건
찬바람과 자동차 소리밖에 없다
그가 꽃피는 봄날이 그리운 것은
백일동안의 영화를 누리며 등 불 켜고
작년에 못간 단풍 구경대신 벌 나비 손잡은
꽃놀이를 기다리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