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2

책향1 2013. 12. 17. 20:45

 

 

 

거슬린 개처럼

과부 아랫방 군불 넣다 타다만 부지깽이 행색으로

길가에서 죽은 듯  서있는 배롱나무는

나도 한 때 양반집 뜰에서 귀염 받던

올곧은 나무라고 주장하지만 그를 인정하는 건

찬바람과 자동차 소리밖에 없다

그가 꽃피는 봄날이 그리운 것은

백일동안의 영화를 누리며 등 불 켜고

작년에 못간 단풍 구경대신 벌 나비 손잡은

꽃놀이를 기다리는 탓이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동  (0) 2013.12.19
잡초의 눈물  (0) 2013.12.18
남해대교  (0) 2013.12.17
배추  (0) 2013.12.15
엄나무  (0) 2013.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