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28 03:06
'남해 대장도감 판각' 입증에 "他지역서도 만들었을 가능성"
학계, 제작지 놓고 추가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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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만대장경 '종경록' 권27의 간행 기록. '정미세(1247년) 고려국 분사 남해(南海·점선 표시) 대장도감 개판'이란 부분에서 대장경을 제작한 '분사 대장도감'이 경남 남해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문화유산연구원 제공
27일 경남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열린 '남해, 고려대장경 탄생의 비밀을 풀다' 학술심포지엄에 발표자로 나선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원장은 "팔만대장경은 모두 남해에서 제작된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대장경 중 22종의 경전이 간행 기록에서 '분사 대장도감'과 '대장도감'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 2권짜리 경전 '불설의족경'의 경우 앞권은 '분사 대장도감', 뒷권은 '대장도감'에서 만들었는데, 판각 장소가 동일한 곳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문헌상으로 '대장도감'의 위치는 불확실했지만 '분사 대장도감'은 '남해(南海)'에 있었다는 기록(대장경 '종경록' 권27)이 있기 때문에 대장경을 만든 곳은 남해라는 논리다.
박 원장이 이번 발표에 확신을 가진 것은, 그가 대장경의 간행 기록을 전수 조사(1496종 6570권)한 결과 '분사 대장도감'이라고 판각된 500권 중 473권이 원래 '대장도감'이란 부분을 상감(象嵌) 기법으로 파내고 끼워넣은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본지 26일자 A1면> . '분사 대장도감'과 '대장도감'이 같은 장소라는 유력한 증거라는 것이다.
박 원장은 2011년 10월에도 대장경의 '남해 제작설'을 발표했으나, 이번과 같은 '간행 기록 수정'의 물증(物證)을 내놓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 박 원장의 발표 이후 학계는 대장경 제작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27일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나선 최연식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정안(鄭晏)이 남해에서 대장경판 제작에 참여하는 1243년 이후 대장경 제작이 속도를 낸 것으로 보아, 남해의 분사 대장도감은 대장경판 조성의 중심적 역할을 한 기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대장도감'과 '분사 대장도감'의 위치가 같다는 주장엔 동의하지 않았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최연주 동의대 사학과 교수는 "분사 대장도감은 남해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설치돼 있었다"고 했고, 윤경진 경상대 사학과 교수는 "남해의 분사 대장도감에서는 대장경의 10%만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분사 대장도감'이라고 간행 기록을 고치지 않은 나머지 경전은 남해가 아닌 다른 곳의 '대장도감'에서 제작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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