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향의 세상읽기

추석의 유래

책향1 2013. 8. 30. 11:00

추석의 유래

 

둥근 보름달이 염화시중의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음력 8월 15일이 추석이다. 추석은 우리나라 4대 명절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추석 또는 한가위라 했는데 역사상 기록은 신라에서 시작 되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유리 이사금 9년(서기 39년)의 기록을 보면 왕이 신라 6부의 여인을 두 편으로 나누고, 7월 보름부터 8월 보름까지 길쌈을 하여 그 공과에 따라 진 편이 주식(酒食)을 마련하여 대접하고 이를 가배(嘉俳)라고 했다.

가배라는 말은 한글로 한가위가 되고. 한가위는 중추절의 이두(吏讀)식 표기이다. 한가위의 '한'은 크다(大) 바르다(正)는 의미이고, 가위는 가배(嘉俳)와 같은 의미로 가운데를 뜻한다. 그러므로 한가위란 8월 중에서도 한가운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중추(仲秋) 또는 월석(月夕)이라고 부르며 역시 명절이다. 추석이라는 말은 8월 보름달이 가장 월색(月色)이 좋으므로 『예기(禮記)』에 「춘조월(春朝月) 추석월(秋夕月)」이라고 한데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중추절이라 하고 중국에서 명절로 지낸지는 오래된 일이나 본격적으로 절기로 인정한 것은 당나라 이후로 보거나 송, 원을 그 기준으로 보기도 한다.

추석의 기원이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고대로부터 달에 대한 신앙에서 그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고대 사회에서 날마다 세상을 밝혀 주는 태양은 당연한 존재로 여겼지만 한 달에 한 번 만월(滿月)을 이루는 달은 고마운 존재였다.

어두우면 맹수의 접근도 알 수 없고 적의 습격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밤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런 배월(拜月) 의식으로 일 년 중 가장 큰 만월을 이루는 8월 15일인 추석이 큰 명절로 여겨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만월 아래에서 축제를 벌이고 먹고 마시고 놀면서 춤추었으며, 줄다리기, 씨름, 강강수월래 등의 놀이판을 벌였다.

신라에서는 8월이면 조정에서 8월 15일에는 왕이 풍악을 울리고 관원들로 하여금 활쏘기대회를 열어 우승한 사람에게 삼베[麻布]를 상으로 주었다는 기록은 수서(隋書)에 있다. 통일 이후에 발해와 싸워 승전한 날이 8월 보름이라 축제를 즐겼다는 기록도 있어 그 기원이 중국에 못지않음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 들어와서도 왕이 추석날이 되면 친히 경령전(景靈殿)에 나아가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고, 이날 하루는 관료들에게 휴가를 주기도 했다. 조선에 들어와서도 왕들은 추석날이면 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위의 사실들을 종합해 볼 때 추석이라는 것은 그 단어가 고서인 예기에서 나왔지만 고대로부터 이어지면서 고착된 우리민족의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추석에는 새 곡식이 익고 추수가 멀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고기와 술 등으로 이웃들과 실컷 먹고 취하여 즐기니「오월농부(五月農夫) 팔월신선(八月神仙)」이라고 했다. 추석에는 여러 햇곡식을 사용하였다.

추석에 제사를 지내려면 술이 꼭 있어야 하는데, 추석 술은 백주(白酒)라고 하여 햅쌀로 빚기 때문에 신도주(新稻酒)라 하였다. 술을 많이 준비하여야만 이웃 사이에 서로 청하여 나누어 마시고, 놀이패들이 찾아왔을 때 일행을 후하게 대접할 수가 있도록 술을 넉넉히 마련했다.

추석은 중국의 예기『禮記』에서 왔지만 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우리의 명절이 되었다. 별빛이 쏟아 져서 아름답고 달님마저 빠져 있어 휘영청 밝은 밤에 풀벌레소리 권주가 삼아 저녁마실 가는 바람 불러 앉혀 놓고 술잔을 기울인다면 신선놀음 따로 없다. 봤다면 분명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저마다의 소원이 곧 이뤄질 거라 약속하는 보름달의 속삭임을.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계절의 풍미를 즐겼던 조상들의 지혜가 늘 훌륭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