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리 방조림

책향1 2013. 6. 23. 10:33

 

 

 물건리 방조림¹

 

 

당겨진 활시위

바다를 향해 늘 팽팽하게 유지되고

푸른 미인 눈썹

깨진 옹기편에

엎드려 씻긴 해당화로

대문간에 나뒹구는 양동이 소리나지만

일렁이는 파도를 안은 어머니 팔품이다

태양이 어둠을 몰아내면

팽나무 사이의 민들레 홀씨가 정착하는

금산을 비단결로 부지런히 발품 팔아 덮고

비렁² 위에 걸터앉은 노인성³을 과녁 삼아

활시위 안의 번쩍이는 멸치들이

팽팽한 긴장감을 이겨내고 평온한 탈출구를 노리고

단지 미인이 눈썹을 쪽빛으로 그리고 단장을 기다리다

줌피⁴를 떠난 오늬⁵가 하얀 빛을 더하는 일

소나무가 물결을 밀어내고

눈썹을 완성한다.

 

1. 경남 남해군의 지명. 2. 벼랑의 경상도 방언. 3.김용의 南遷雜錄 에 나오는 말로 노인들의 장수를 기원한다는 별 이름. 4.활의 가장 중심부를 일컫는 순 우리말. 5.화살의 끝부분을 일컫는 순우리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북선 관리소 창밖에는  (0) 2013.07.12
노량바닷가 수국  (0) 2013.07.02
도둑놈  (0) 2013.06.11
  (0) 2013.06.05
두 노량 사이*  (0) 2013.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