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비누
대오각성한 성인이다
추라이에 묻은 고춧가루도
땀에 젖은 운동화도
자기 몸 희생하며 깨끗이 털어낸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빳따도 물리치는
자기희생에 쫄병들 오늘도
얼어터진 손 호호 불며
철수새미로 빨래비누 박박 민다
하늘같은 고참 추라이에 묻은 새빨간 고춧가루 하나
오늘도 빨래 비누 입에 물고
추라이 높이 들고 비틀 비틀 오리걸음
자기 몸 으깨지는 아픔에도 말없는 비누대신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
2010.08.07 14:25 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