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도 동백
김진희(소설가, 한맥문학사 발행인, 한국문인협회이사 남해읍 향우)
5년 전
우리 한맥 식구 일백 수명이
서포 유허지 갔었네
유자가 황금으로 익어
그 향기 섬을 진천해
내 글벗하나
옛님이 심었다는
잎이 둥근 동백 아름드리 노목 아래
성냥개비만한
아들의 손자
손자의 손손자 쯤 되어 보이는
모종 삼 형제를
종이컵에 심어들고
좋아라
남해바다가 되어 웃었다.
그 밤 왠 술맛은 그리도 달고
하늘의 달은
보석가루로 바다에 별이 되었다.
전복에 소라
금방 건져 올린 생선회안주
어제 몸담았던 사바세계가
피안 저쪽인양 아득했는데
오늘,
내 글벗
아이 키만큼 자란
동백 한 그루를 화분에 심어들고
남해 바다가 되어
웃으며 와
石 斛
-蘭
김진희
어쩌다가 내 작은 집 베란다로
흘러들어 온 석곡
십수년 만에 피운 꽃
그 향기 자랑스러워
여름 오기 전 제법 긴 기간
마디마디 번갈아 피어나는
순백의 꽃잎들
눈감으면
이곳이 금강산 어디메
절경 바위 끝
세상 등진 옛 님
김시습 의연한 자태라
허허, 내 가슴은
온통 얼음 동굴
너를 보는 눈
이리도 뜨거워지는 까닭은
그 희디흰 꽃
송이송이 심장부
바늘 끝에 찔린 듯한
한 점 핏빛 때문
고 뇌
김진희
의미를 모아
창조하는 뜨거운
詩
밤하늘의 별처럼 현란한
그런
영혼 되고파
사랑과 진실의 풍요
대자연의 저 숨소리
모두가
하늘만큼 멀어
손에 잡히지 않는 무지개
환한 대낮인데도
늪에 허우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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