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소개

[스크랩] 시 노도동백외 편-소설가 김진희 선생

책향1 2007. 9. 7. 11:54
 

 노도 동백

 김진희(소설가, 한맥문학사 발행인, 한국문인협회이사 남해읍 향우)


5년 전

우리 한맥 식구 일백 수명이

서포 유허지 갔었네


유자가 황금으로 익어

그 향기 섬을 진천해

내 글벗하나

옛님이 심었다는

잎이 둥근 동백 아름드리 노목 아래

성냥개비만한 

아들의 손자

손자의 손손자 쯤 되어 보이는

모종 삼 형제를

종이컵에 심어들고

좋아라

남해바다가 되어 웃었다.

그 밤 왠 술맛은 그리도 달고

하늘의 달은

보석가루로 바다에 별이 되었다.


전복에 소라

금방 건져 올린 생선회안주

어제 몸담았던 사바세계가

피안 저쪽인양 아득했는데


오늘,

내 글벗

아이 키만큼 자란

동백 한 그루를 화분에 심어들고

남해 바다가 되어

웃으며 와  

 

 

 

 

 

         石 斛

             -蘭

                          

                                      김진희


어쩌다가 내 작은 집 베란다로

흘러들어 온 석곡

십수년 만에 피운 꽃

그 향기 자랑스러워


여름 오기 전 제법 긴 기간

마디마디 번갈아 피어나는

순백의 꽃잎들


눈감으면

이곳이 금강산 어디메

절경 바위 끝

세상 등진 옛 님

김시습 의연한 자태라


허허, 내 가슴은

온통 얼음 동굴

너를 보는 눈

이리도 뜨거워지는 까닭은


그 희디흰 꽃

송이송이 심장부

바늘 끝에 찔린 듯한

한 점 핏빛 때문

 

 

   고 뇌

               김진희


의미를 모아

창조하는 뜨거운


밤하늘의 별처럼 현란한

그런

영혼 되고파


사랑과 진실의 풍요

대자연의 저 숨소리

모두가

하늘만큼 멀어


손에 잡히지 않는 무지개

환한 대낮인데도

늪에 허우적인다

 

출처 : 시 노도동백외 편-소설가 김진희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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